일기 #메모하는 습관 & 다시 읽는 책
나는 오랫동안 다이어리를 쓰는 습관을 길러왔다. 본가에 7권의 다이어리가 있다. 7년을 쓴 셈이다.
그런데 최근 2년 동안 쓰지 않았다. 메모조차도 하지 않았다.
쓰지 않으면서 나타는 현상은 매우 단순하나, 치명적이었다.
가장 먼저 날짜 관념이 흐릿해졌다. 흘러가는 시간을 기억하지 못해서 며칠씩 시간이 붕뜬다.
그리고 돈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다. (다이어리 쓸 당시에 가계부도 같이 썼다.)
영수증을 가지고 있어도 세세하게 찍히지 않은 목록을 보면 뭘 샀나 까먹었다.
또한 글쓰기가 약해졌다. 글의 내용, 쓴 목적, 나의 의견, 나의 상황 등을 전달하는데 지금 매우 어렵다.
이런 것들을 다시 강화시키기 위해서 메모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았다.
2년 정도 생활 자체가 붕 뜨다 보니 메모에 적을 거라곤 '신세한탄'밖에 없어서 쓰지 않은 것이 만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 메모를 다시 하기로 했다.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시간이 넘치나 시간이 잡혀있다. 최대한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
그것이 '글쓰기'이다. 그래서 먼저 해야 할 일이 '메모'이다.
천 원짜리 수첩에서 시작을 했다. 다이어리 쓰는 습관을 만들 때도 은행 수첩에 쓰면서 시작을 했다.
메모수첩에는 간단한 것들로 채워졌다.
지속적으로 소비되는 생활용품 목록, 사고 싶은 물건, 요리 레시피, 약속 날짜, 일의 진행속도, 오늘의 할 일
이렇게 적다 보니 자연스럽게 블로그도 다시 하게 되는 것 같다.
메모 수첩에다가 자필로 내 생각을 정리하기에는 키보드로 입력하는 게 편하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하려고 하니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지역에 공공도서관이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이 없었다면 책을 다시 읽을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취 전 나의 용돈 절반은 책을 구입하는데 쓰였지만, 이제 책을 사는 비용을 생활비로 소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도서관에 가서 보고 싶은 책 8권이 전부 대여중이어서 글 쓰는 방법에 대해 서술한 책을 보기로 했다.
물론, 내가 빌려오는 책들을 다 읽지는 않는다. 보고 싶은 부분만 보기도 하고, 서론만 읽거나, 결론만 읽는다.
하지만 책을 쥐고 있는 습관을 길러보고자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나 스스로는 만족감을 느낀다.
잃어버린 습관 2가지를 되찾아보고 강화시켜보려고 한다.
이번 일 년 동안 진행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