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는 웅얼거리는데 아주 크게 들어달라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자기 의견을 내세우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존중하고 챙겨달라는 뜻 같다. 내가 펼쳐놓은 이야기는 없는데 초능력으로 알아봐 줘야 하니 대화는 산으로 간다. 어떤 의견인지 모르는데 끝까지 챙겨줘야 한다. 이상한 데에 예민하고 이상한 데에 가짜 마음을 쓰게 된다.
누구는 책에 있는 이야기보다 사람들 하고 대화로 배우는 게 많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오만하다. 책에는 이야기 외에 자기성찰을 할 시간은 깊게 준다. 작가와의 일방적 소통을 이룬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차원에서 공감력을 맞추는 행위므로 상당히 성찰과 집중의 시간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이 없이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판단하지 않고 생각을 이룰 수 있으며, 다양한 어휘를 쓰며 오해 없는 의사전달을 할 수 있을까? 없다고 생각한다.
그 어휘를 키우는 일은 단순 책만 많이 보는 것보다 책을 읽고 글이나 말로서 느낀 점을 말하고, 타인과의 대화에서 적용하며 배우는 일에 속할 것이다.
고전소설을 읽을 때는 그 시대의 배경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난 이후에 읽곤 했는데, 이 소설은 '음식(식욕?)'과 '성'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니 배경보다는 각 캐릭터의 심리 변화나 관계성, 음식을 표현한 작가의 묘사력을 자세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첫 장을 열었다.
각 캐릭터는 가문의 가풍과 시대적 풍습으로만 생각하는 인물과 그것에서 자유롭길 원하는 인물로 나뉘는 느낌이 있다. 페드로가 보여주는 상식적이지 못한 행동은 그 시대에서는 당연히 남성으로 자신이 취할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할 것이다. 반대로 존은 티타를 억압하지 않고 돌봐주고 가르쳐주면서 억압된 것에서 해방시켜주기 위해서 조력을 한다.
마마 엘레나가 보여주는 행위는 자신이 저지른 과거의 과오를 지우려고 하는 것처럼 더 보수적이고 폐쇄적으로 행동하고, 이것을 정확한 자신의 삶의 지표이고 자녀들을 억압하는 양육방식으로 선택한 것 같다.
남성중심주의의 시대들은 역사도 풍습도 남성으로만 이루어지며 여성은 소외자로 밀려난 흐름을 가지고 있다. 이 것에서 여성은 <부엌>을 공간으로 억압되는 걸 표현하는 동시에 '티타'로 인해서 억압된 장소에서 자유롭길 원하는 것을 표현했다는 생각도 든다. 부엌 내에서 티타가 느끼는 모든 감정이 음식으로 표현이 되어, 그것을 섭취하는 사람들에게 극단적인(?) 영향을 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판타지스러웠다. 특히, 2월 차벨라 웨딩 케이크와 12월 호두 소스를 끼얹은 칠레 고추 요리가 극단적으로 주변 인물들이 티타의 영향이 잘 받은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요리를 묘사하는 것을 읽을때 "나에게 이렇게 가슴을 울리는 음식이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P110정도에 티타가 정신과 마음이 무너졌을 때의 표현을 "태아"라고 묘사했다. 보호가 필요한 상태/큰 충격으로 정식과 마음이 크게 다쳐서 일시적 퇴행 상태/앞으로 이 인물이 회복될 가능성과 과정을 그릴 작가의 의도가 이 한 단어로 표현된다고 생각이 들어서 같은 책은 읽은 독서모임원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어 졌다.
완독을 다 한 다음에는 /현시대와 맞지 않는 관습에 대한/, /티타가 여성으로, 집안의 가풍으로 인해 억압 받은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존과 페드로를 통하여 볼 수 있는 시대의 변화 - 로사 로우와 마마 엘레나, 헤트루투스로 볼 수 있는 시대와 변화가 통일될 것이며/, /성냥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서!
좀 아쉬웠던 부분은 차챠가 혁명군에게 강간을 당해 피해자가 되었음에도 소외 계층자로 보호받지 못한 상태가 그래도 책에서 (짧게 짧게) 표현되어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 캐치하는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