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장르의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것은 처음이다.
TV를 통해서 접하는 다큐멘터리는 자주 보기는 한다. 매일 보는 '동물의 세계'가 나에게는 탑급 다큐멘터리다.
딱 이렇게 '고양이'와 '사람' 그리고 그 '환경'에 대해서 주제를 명확히 하는 영화는 처음이라서
"아 ~ 나 중간에 분명히 잔다." 이런 마음으로 극장에 들어갔다. 중간에 영화관람을 포기 하고 자고 싶었다.
하지만 끝까지 봤다. 왜냐하면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 포스팅 하고 싶어서였다. ㅎㅎ
터키 이스탄불에서 고양이가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한 영화이다.
감독이 이 영화를 찍기 위해서 몇달간 고양이와의 교감을 시도했다고 전해진다.
그 만큼 생명과 생명의 공존과 생활이 잘 담겨져 있다.
우리는 보통 길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들을 도둑고양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식이 바뀌어서 '길고양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는 '길고양이'라는 자체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양이들은 사람들의 이웃이다.
생명과 생명이 마주하는 돌봐주어야 하는 관계가 아닌 공존하는 관계이다.
길거리에는 물 한모금도 마실 여유가 되지 않는 이상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준비된 물을 마시지 말라고 한다.
거리 한켠에는 물과 사료들이 항상 있다. 그리고 그것을 챙겨주는 사람들도 있다.
이웃의 고양이가 다치기라도 하면 자신의 반려묘도 아닌데 동물 병원에 데리고 간다.
이웃 사람들 대부분은 동물 병원에 외상빚이 있다고 한다. 이 외상빚을 갚기 위해서 모금까지 연다고 한다.
또한 언제든 고양이가 집문을 두드리면 반갑게 맞이한다.
한 마리의 고양이가 아닌 1대, 2대, 3대...5대째 고양이 가족들과 함께하는 사람도 있다.
고양이가 죽자 무덤을 만들어주면서 어디에서 영감을 받아서 십자가를 세워주었는데,
아버지가 '너 코란 학교 가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며 허스레를 떨며 웃는 사람도 있었다.
종교가 하나의 상징물로만 표현되는 것이 아님을 여기서도 또 한 번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나는 여기서 가장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요즘의 여성화로는 아름다운 외모를 이야기하는데, 고양이에게서 그 여성화는 틀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뻐야지만 되는 여성성에 강조에서 고양이에게서 '기품'을 느낀다. 나는 이 대목에서 탄식이 나왔다.
외모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 인격에서야 말로 인간의 아름다움이 나온다는 뜻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한 성별로 따지는 여성이 아닌 남성에게서도 느껴져야 하는 부분임을 알기에 더 와닿았다.
이 이야기를 나눈 이스탄불의 여성도 자신이 맞땋아드린 여성화를 벗어던지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이스탄불의 사람들은 고양이의 여러가지 성격을 알고 있다. 그들에게 귀여운 성격 애칭도 붙여주었다.
그들은 고양이야 말로 '사는 방법'에 대해서 알고 있고, 삶에 대한 '투기'가 있다고 한다.
고양이가 쌀쌀맞아 보이는 것은 삶의 진실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스탄불의 사람들은 고양이를 통해서 삶의 방법, 즐거움, 공존을 배운다고 하고, 그것을 실천한다.
삶은 사람들과의 관계로만 살기에는 힘이 든다고 말한다.
고양이와의 소통에서 사람들은 이런 부분을 느끼는 것 같다.
바다는 쌀쌀 한 것 같지만, 한 그 바다의 온기에서 한 계절을 버틴다.
고양이의 쌀쌀함에서 진실을 배우고, 그들의 사는 방법에서 투기를 배우고
그들이 보이는 의사소통에서 사람관계로만은 힘든 삶을 버텨내는 사람과 고양이의 이웃관계를 잘 느끼고 왔다.
영화를 예약할 때 나와 내 친구를 포함한 딱 5명만이 영화관 예매를 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영화를 보았다.
영화관 직원들의 매너에 조금 이해가 안됐다. 예매가 많이 되지 않은 영화이지만,
그리고 내가 시간을 늦어서 미리 가서 직원을 못 만난 것도 아닌데...
직원이 앞에서 티켓을 확인하고 응대를 해야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렇게나 들어가도 상관없는 영화라는 인식이 머릿속에 잡히는 기분이라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티켓에 나오는 영화관 이름은 살며지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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